2018 December Vol.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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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8일, 사회혁신가 네트워킹 플랫폼 ‘Social Innovators Table’에서는 청년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들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발표자 중 크레파스 솔루션의 김민정 대표는 대안신용평가를 통해 청년들에게 금융의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 모델을 발표했는데요.
청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더욱 많은 기회를 제공할 대안신용평가가 왜 중요한 지 Trend & Review에서 집중 조명했습니다.

은행대출 기회조차 없는 사람
1천100만 명

  • 예기치 못한 일을 당해 급전이 필요하거나 자신의 꿈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종잣돈이 필요할 때 우리는 은행을 찾습니다. 하지만 은행이 아무나에게 돈을 빌려주지는 않지요. 과거 금융거래 실적을 기준으로 하는 개인 신용평가를 적용하기 때문에 신용평가가 낮을 경우 대출을 받을 수 없고, 상대적으로 비싼 이자를 물어야 하는 제2금융권으로 발길을 돌려야 합니다.

    기존의 신용평가는 사실 청년, 주부, 고령층에게 너무 높은 장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20대인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들에겐 신용을 평가할 근거 자체가 없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20대 청년층 330만 명을 포함한 1,100만 명이 최근 3년간 금융거래 실적이 없어 개인신용평가 상의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을 가리켜 ‘씬 파일러(Thin Filer)’라고 부르는데요. 보통 신용등급이 4~10등급 사이인 씬 파일러들은 은행에서 최저 2~3%대 금리로 돈을 빌리는 대신 대부업과 같은 20~30%대의 고금리 금융을 이용해야 하고, 결국 빚의 악순환에 빠지기 쉽습니다.

‘대안신용평가’는 이러한 문제점에 대안을 제시하고자 마련된 평가 방식으로,
금융 데이터가 아닌 비(非)금융데이터를 통해 신용을 평가합니다.
아주 단순하게 말해서, 사람의 ‘평판’이나 ‘성향’을 믿고 돈을 빌려준다고 할 수 있죠.

비(非)금융 데이터가
열어 준 새로운 세상

“A고객님은 은행 첫 방문이고 신용카드도 없으시네요?
하지만 페이스북 친구들은 당신을 ‘믿을만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하고 있고,
이메일이나 문자 내용을 봐도 매우 성실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고객님께 바로 대출을 진행해드리겠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대안신용평가’는 이렇게 금융에 소외된 사람들에게 보다 호의적이고
포용적인 금융을 안겨줄 것입니다. 금융에서 ‘신용’이란 ‘빌려 간 돈을 잘 갚는 것’입니다. ‘신용을 과거 금융 거래 정보로만 판단할 수밖에 없을까?’ 이 질문에서 시작된 대안신용평가는 문자나 이메일, SNS 등에서 오고 간 대화를 비롯해 통신료 납부나 온라인 쇼핑 등 다양한 정보, 즉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그 사람의 성실성과 꾸준함에 점수를 매깁니다. 바로 ‘핀테크(금융 ‘financial’과 기술 ‘technique’의 합성어)’를 통해서인데요.
대안신용평가는 이 중에서도 비(非)금융 빅데이터를 이용해 금융에서 소외되는 사람을 최소화하기 위한 신용평가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비금융 빅데이터 신용평가는 미국이나 영국과 같은 금융선진국, 또는 신용평가 분야가 발달하지 않은 개발도상국 등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글로벌 핀테크기업인 렌도(Lenddo)의 경우, 평판을 이용한 대안 신용평가 모형인 ‘렌도스코어’를 개발해 대출 승인율을 8.9%P가량 끌어 올렸다고 합니다. 렌도는 전화 통화나 문자, 이메일 등 통신기록, SNS(페이스북, 링크드인, 구글, 야후, 트위터 등)에서의 평판을 이용해 개인 성향을 파악하고, 디지털 자료가 없는 경우 인성검사를 통해서 점수를 매깁니다.

또한 독일의 신용평가사 ‘크레디테크(Kreditech)’는 은행 거래정보를 포함해 페이스북과 이베이, 아마존 등에서 수집한 정보를 반영하고 있고, 미국의 신용평가모델 개발회사 피코(FICO)는 불법 체류자가 많은 미국이나 금융이 발달하지 않은 개발도상국에 적용할 수 있도록 통신료와 전기료, 수도료, 임대료 납부 내역을 분석해 신용도를 분석하는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온라인에서 퀴즈를 풀어 인성평가를 실시한 정보로 신용도를 평가하는 영국 회사 ‘비주얼 디엔에이(VisualDNA)’도 있고요.

소외계층에게 ‘신용’이라는
자산을 만들어 드립니다!

우리나라 역시 통신사와 인터넷쇼핑몰, SNS 등을 개인 신용평가에 이용하는 금융사가 늘어나고 있긴 하지만,
국내 금융권의 데이터 활용은 아직까지 크게 활성화돼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특히 2014년 카드회사 정보유출사태 이후 강화된 정보보호 규제가 이를 더욱 어렵게 했는데요, 금융위원회가 최근 빅데이터 이용 활성화를 주된 내용으로 하는 ‘금융분야 데이터 활용 및 정보보호 종합방안’을 발표하면서 이러한 흐름이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게다가 정부의 ‘민간 중금리 대출 확대’ 방침에 따라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은 물론 은행 및 저축은행 등 기존 금융권에도 이런 비금융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개인 신용평가 시스템을 도입 중이거나 시범적으로 활용하는 곳이 더욱 많아졌습니다.

이번에 SK 사회공헌위원회가 우리은행, SK플래닛과 함께 개발할 대안신용평가 모델 역시 비금융 빅데이터 기반 기술을 활용하는데요.
이 모델은 특히 금융 정보가 부족한 취약계층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포인트 적립 정보와 온라인 구매 정보 등 SK플래닛이 보유한
비금융 빅데이터와 기술 역량을 활용해 신용 등급과 점수 등을 산정하는 이 대안신용평가 서비스는 기존 신용평가에서 소외돼 고금리 금융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던 이들에게 ‘새 옷’과도 같이 든든한 신용을 만들어 줄 예정입니다. 이러한 대안신용평가를 통해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청년들뿐만 아니라 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정하고 건강한 경제생활을 영위해 나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