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December Vol. 06

사회혁신가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마을, 도시, 지구가 건강하길 바라고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도록 노력합니다. 요즘 대학가에서는 이렇게 행복한 사회를 꿈꾸는 사회혁신가를 키워내는 노력에 한창인데요. 행복나눔재단은 이러한 대학들의 노력이 모여 더 큰 시너지를 만들 수 있도록 사회혁신교육자네트워크(이하 ENSI)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20일에는 ENSI 참여 교수들과 함께 ‘사회혁신을 위한 콜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를 주제로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삼익홀에서 제2회 ENSI 컨퍼런스를 개최했습니다.

* 콜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란?
구체적이고 복잡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서로 다른 섹터가 공동의 아젠다를 가지고 협력해야 한다는 사회 문제 해법 모델입니다.

ENSI 컨퍼런스, 그리고 콜렉티브 임팩트

컨퍼런스는 SK SUPEX추구협의회 사회공헌위원회 정현천 전무의 개회사로 시작됐습니다. 그는 “최근 사회문제는 개인이나 특정 조직이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로, 콜렉티브 임팩트를 통해 여러 영역이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협력해야 한다”며, “ENSI가 사회혁신 대학과 교육자, 연구자 간 가교역할을 하면서 우리 사회 발전을 위해 임팩트를 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2018 ENSI 운영위원장인 김종걸 한양대 교수는 ENSI를 ‘사회혁신 인재양성에 관심을 가진 교수, 전문연구자, 그리고 현장 활동가들의 공동 플랫폼’으로 소개하며, 특히 “올해는 행정학·정치학·사회복지학·환경학·공학까지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혁신을 어떻게 커리큘럼에 포함시킬 것인가 논의가 많았고, 해외 학자들까지도 연구과제에 응모하는 등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서 사회혁신이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session1사회 혁신 현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콜렉티브 임팩트

1세션은 국내외 혁신 사례를 공유하고 향후 발전방향에 대해 제언하는 시간으로 해외 사회혁신 전문가 발표, 국내 사례 발표, 라운드테이블 등 세 가지 형태로 진행됐습니다.

첫 번째 기조연설을 맡은 제프 코헨 FSG그룹* 상무이사는 ‘콜렉티브 임팩트를 통해 사회혁신가 교육을 성장시키는 방법’이라는 주제로 “복합적인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시민사회와 NPO, 사회적 기업 등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두 번째 연사인 줄리 뭉크 SIX 매니저는 ‘대학이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 방법과 SIX*의 사회혁신대학 네트워크 활동’을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그녀는 “대학이 동아시아를 비롯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네덜란드, 남미 등 세계 곳곳에 네트워크를 구축해나감으로써 ‘부분의 합’보다 더 큰 의미 있는 전체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대학의 콜렉티브 임팩트에 대해 말했습니다.

* FSG그룹 :
공유가치창출(CSV) 개념의 창시자이자 전략경영의 대가인 하버드대 마이클 포터 교수가 설립한 글로벌 임팩트 컨설팅 기관.
* SIX :
영국의 영파운데이션에서 시작된 사회혁신 조직으로, 최근 EU 프로젝트를 통해 아시아, 유럽, 남아메리카 내 사회혁신 대학 간의 네트워크 프로젝트를 진행 중.

이어 사회혁신가를 양성하기 위해 실질적으로 사회혁신 관련 과목을 운영하시는 교수님들의 수업 사례를 들었습니다. 먼저 신현상 한양대 교수는 “콜렉티브 임팩트를 만들 수 있는 인재를 길러 내고자 SK 대학생 자원봉사단 SUNNY와 연계한 ‘사회혁신 실습’ 과목을 운영했으며, 디지털마케팅을 통해 학생들과 사회적 기업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수업을 진행했다”고 말했습니다. 전혜숙 이화여대 박사는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재해가 개도국, 취약계층에게 더 큰 피해를 입히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피해를 줄이고자 소셜 벤처를 설립하고 모바일 예측경보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소개했습니다. 또한, 한경희 연세대 교수는 학제간 협력을 통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의대, 공대 교수 150여 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콜렉티브 임팩트의 성공을 위해 어떤 조건들이 필요한지, 이로 인해 어떤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는지 설명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봉주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학장의 사회로 연사 5명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라운드테이블이 진행됐습니다. 이봉주 교수는 △콜렉티브 임팩트를 적용할 때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은 무엇이었는지 △대학이라는 특수 조직에서 콜렉티브 임팩트를 만들기 위해 어떤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는지 질문했습니다.

신현상교수

콜렉티브 임팩트가 성공하려면 참여 주체 간 인센티브 구조를 잘 디자인해야 합니다. 학생들은 사회적 가치를 배우면서도 실질적인 스펙을 갖게 되는 것이고, 사회적 기업은 홍보 효과를 얻게 해주는 등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구조를 짜는 게 중요해요. 그리고, 교육 효과에 대한 사례 한 가지를 말씀드리자면, 공대 학생 한 명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마트워치 제작 기업의 프로젝트에 투입됐는데, 시각장애인 고등학생이 엄마 아빠에게 ‘너 사랑해’라는 첫 음성 문자를 받은 뒤 활짝 웃는 모습을 보고 회사 사람들과 함께 모두 부둥켜안고 울었다고 합니다. 전공을 왜 하는가에 대한 답을 사회혁신 교육이 제공해준 거지요.

제프 코헨 상무이사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은 신뢰구축입니다. 참가자가 모두 모여 프로세스 초반부터 명시적으로 공통의 신뢰, 인식을 다져야 합니다. 또한 참가 기업이나 조직의 역사, 공통된 인식을 바탕으로 할 수 있는 범위를 협의하는 게 중요합니다. 콜렉티브 임팩트의 효과는 여러 조직기관들이 함께 모여서 개별적으로는 찾지 못한 해답을 함께 찾는 것입니다.

한경희 교수

혼자 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아니기 때문에 같이 남아 함께 연구할 수 있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인 것 같습니다. 또한 주민센터와 같은 지역 공공기관의 지원도 꼭 필요한데요. 이는 수업을 비롯한 프로젝트에 구체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활동에 참여했던 학생들은 눈빛이 바뀌면서 세상에 대해 알게 되고 어려움을 뚫고 함께 갑니다. 물론 진로에도 영향을 미치고요.

줄리뭉크 매니저

NGO와 대학은 결과에 대한 기대, 속도가 다릅니다. 따라서 인내심을 가져야 합니다. 동남아시아에서 네트워크를 하면서 모든 대학들이 사회혁신 지원 유닛을 만들어야 했고 3년간 함께 설계했습니다. 어떤 대학은 3D 프린터를, 어떤 대학은 실험실을 만들었죠. 이렇게 만들어진 공간에서 여러 가지 실험을 할 수 있었고요.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합니다. 또한 어떤 대학은 매우 폐쇄적이어서 사회적 기업이나 기관이 협력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하는데, 보다 오픈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혜숙 교수

콜렉티브 임팩트를 위해서는 모든 참가자들이 공통된 이해나 가치관을 가지고 합의된 목표를 만들기 위해 행동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 과정에서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했습니다. 제프 코헨 연사의 말처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왜 중요한지 깨달을 수 있었죠. 또 한 가지는 자원 문제인데, 행복나눔재단처럼 앞서가는 이슈나 문제에 대해 지원하는 중추 기관이 늘어난다면 이런 문제가 해결될 것 같습니다.

이봉주 교수

대학 교육 그 자체만도 힘든데, 여기에 사회혁신을 위한 콜렉티브 임팩트까지 적용하는 것은 상당한 도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ENSI에 여러 대학이 참여해 주셨는데 이 자체도 일종의 콜렉티브 임팩트입니다. ENSI 역시 사회혁신가 양성의 콜렉티브 임팩트의 네트워크 허브로 작동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session2사회혁신가 교육현장을 바꿀 ENSI 연구결과 발표와 현장전문가의 만남

2세션에서는 ENSI 교수들이 지난 2년 간 사회혁신가 양성에 관련한 연구결과 발표와 함께 전문가와의 대담을 통해 참석자들에게 사회혁신 인재양성에 대한 종합적이고 실제적인 지식과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총 8편의 연구가 진행됐고, 6편이 학술지에 게재됐거나 게재될 예정인데요. 이 중 3편에 대한 결과 발표를 듣고 연구가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접목될 수 있었는지 알아봤습니다.

배종태 KAIST 교수 외

사회적 기업가의 사회 기업개발 과정에 관한 연구

사회적 기업가는 개인적인경험이나 전문성 등 개인요인뿐아니라 특화된 창업교육과 같은환경요인을 통해 사업 기회를개발해 나가고 있다.

유병준 서울대 교수 외

창업멘토링이 창업멘토링만족도와 창업인식에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창업멘토링 만족도에 긍정적인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밝혀내고맞춤형 멘토링과 창업지원제도가적절히 운용되어야 한다.

김의영 서울대 교수 외

지역기반 시민정치 교육의내부적 긴장성 문제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민주시민의식과 실천적 지식을배우는 혁신적 정치학교육이성공하려면 내부의 긴장성과편향점을 극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인스파이어드 다이얼로그에서는 ‘연구자와 현장전문가의 만남: 공유와 협력의 시작’을 주제로 손동원 인하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세 명의 발표자, 두 명의 현장 전문가 패널과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임팩트 투자 전문가인 이덕준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 대표, 김재현 크레비스파트너스 대표가 패널로 참석했습니다.
손동원 교수는 “패널로 모신 임팩트 투자자들과 같이 우리가 생각하지 못할 다른 분야의 분들이 참여하게 됐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가져본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ENSI 참여 교수들이 발표한 연구 결과와 연계해 사회혁신가 양성을 위해 △소셜 벤처들의 사업기회 발굴 케이스 △소셜 벤처를 돕는 멘토링 프로그램의 적합성 △임팩트 투자를 하는 이유 △소셜 벤처 창업을 원하는 학생들에 대한 조언 등 전문가 대한 의견을 구했습니다.

사회기업발굴은

소셜 벤처가 사업기회를 발굴하는 유형은 매우 다양합니다. 생각지도 못한 분야에서 미션을 발견하는 경우도 많죠. 예를 들어 게임 디자이너였는데 가족으로 인해 발달장애 아동에 관심을 갖게 되고, 이 문제를 일반 교육까지 확대시켜 사업기회를 발굴하기도 합니다. 사회적 기업가 정신을 갖춘 혁신가는 이처럼 자기 주변에서 느끼는 일로 비즈니스를 하고, 고객을 발견하는 것 같습니다.(이덕준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 대표)

사회혁신가멘토링은

소셜 벤처를 돕는 창업자 멘토는 ‘당사자성’에 대한 연결점을 갖는 것이 가장 확실한 것 같습니다. 그 연결점은 사회 문제일 수도 있고, 전문 해결 역량일 수도 있고, 내 이웃의 문제와 공통점을 가질 수도 있는 것인데요. 그 연결고리를 얼마나 확장성 있게 갖고 있느냐에 따라 멘토링 효과가 결정된다고 생각합니다.(김재현 크레비스파트너스 대표)

소셜 벤처창업 희망학생들에게

교수님들께서는 일단 작은 도전이라도 공감을 해주시고 실행 방법을 함께 고민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후배들을 만나면 멋진 보상, 즉 개인을 넘어서 사회 전반에 걸친 보상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학계에서도 그런 케이스를 연구해서 더 정확한 모델을 만들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재현 크레비스파트너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