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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에게 먹이듯
아빠의 마음까지 행복도시락에 담다


행복나눔재단 사회적 기업 개발팀 최성욱 PL

빛이 강하면 그늘이 깊다고 한다. 집밥, 미식, 자연식, 삼시 세끼 등 좋은 음식을 제때 먹으려는 움직임이 유행처럼 번지는 지금, 전국의 결식아동들은 배보다 마음이 더 허기져 가고 있지 않을까.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밥 한 끼를 챙겨 먹이려는 행복도시락의 발걸음이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SK가 물심양면 지원하고 행복나눔재단이 설립과 함께 시작한 행복도시락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 개발팀의 이야기를 사업 담당 최성욱 PL(Project Leader)을 통해 들어본다.

최성욱 PL

아이들이 잘 크는 건강한 사회

2006년 출발한 행복도시락이 내년이면 10주년을 맞이한다. 강산도 바뀐다는 10년이란 세월을 앞두고 행복도시락은 사회적 협동조합과 함께 진일보하며 내외적으로 큰 변화를 일궈냈다. 하지만 최성욱 PL은 행복도시락의 취지만큼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말한다.

“우리 사회에는 장애인, 다문화 가정, 취약 계층 등 지원이 필요한 분이 많습니다. SK는 그중 미래 주역인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에 주목해왔습니다. 1973년에 시작된 <장학퀴즈>,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1318 세대를 지원하는 ‘1318 프로그램’이 대표적입니다. 그 뜻을 이어 결식아동과 청소년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밥을 먹이고자 10년 전 행복도시락 사업을 시작했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소명을 지켜가는 관계자와 조합원들 덕분에 지금에 이를 수 있었습니다.”

SK가 지금까지 146억 원을 투자하며 물심양면 지원하고 더 나은 사업 모델로 발전시키고자 노력한 결과, 행복도시락은 사회적 인식 부재 등 숱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행정자치부 장관상, 국무총리상 등을 수상하며 국내 최대 사회적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헌데 최성욱 PL을 포함해 행복나눔재단 사회적 기업 본부에게 이보다 더 큰 상은 따로 있었단다.

“한 아이가 편지를 보냈어요. 행복도시락을 먹으면서 자신도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어졌다는 거예요. 또 한 아이는 행복도시락을 통해 요리를 배워 보고픈 꿈이 생겼대요. 행복도시락이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아이들에게 사회구성원으로서 역할과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된 것 같아 가슴이 뜨거웠습니다.”

행복도시락 신메뉴

부모의 마음에 아이의 마음까지 더한 메뉴 개발

최성욱 PL이 아이들의 변화에 이토록 마음을 쓰는 이유는 자신도 자녀를 둔 아빠이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영양 높고 질 좋은 음식을 먹이고픈 아빠의 마음은 자녀들에게나 결식아동들에게나 다르지 않다. 그래서 균형 잡힌 식단을 위해 메뉴마다 다양한 야채를 빠짐없이 포함시켰다. 헌데 예기치 못한 문제가 생겼다.

“아이들은 자신이 싫어하는 음식이나 야채를 안 먹으려 하죠. 일반 가정이라면 부모가 어떻게 해서든 먹게끔 하지만 결식아동들은 혼자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아요. 때문에 싫어하는 반찬을 번번이 남기곤 합니다. 이 점을 개선하고자 기존에는 부모의 마음으로 식단을 짰다면, 이제 아이의 마음까지 더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메뉴를 개발했습니다.”

지금이야 덤덤히 말하지만 메뉴 개발은 녹록지 않았다. 사회적 기업 본부에서 메뉴 개발 초기 설문조사를 실시하니 아이들은 스파게티, 빵, 고기류를 선호했는데 정부지원금 4,000원 중 재료비로 쓰이는 3,200원으로는 다소 벅찬 메뉴들이었다. 또한 이러한 메뉴를 만들 수 있는 고급조리기구를 갖추지 못한 급식센터도 있는데다, 조리실 직원을 대부분 취약계층으로 채용했기에 스파게티나 스테이크와 같은 고급 외식 메뉴를 만드는 데 기술적 한계도 존재했다. 게다가 배송이라는 특성까지 감안하면 메뉴 개발의 길은 아득하기만 했다. 하지만 절실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행복나눔재단에서 푸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운영하는 SK 뉴스쿨과 MOU를 맺고 있는 9명의 유명 레스토랑 셰프들이 행복도시락의 취지에 공감해 하나둘 재능기부로 동참했다. 전문가들의 솜씨가 모여 1차 메뉴 13가지가 완성됐고, 지난 8월 1일부터 일주일에 한 번 특별식으로 아이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최성욱 PL

묵직하지만 쉼 없는 발걸음

큰 숙제를 마치고 잠시 쉬어 가도 좋으련만 행복나눔재단 사회적 기업 개발팀은 여전히 고민이 많다. 행복도시락을 통해 양질의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행복한학교와 연계해 바른 식습관을 교육하고, SK 대학생자원봉사단인 SUNNY와 결식아동 멘토링 교육도 전개하는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복합적인 사회공헌 모델을 만들고자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기업이 가지고 있는 풍부한 재원을 활용할 수 있는 사회공헌 모델을 구상 중인데, 이를 위해서는 가장 먼저 기업 임직원들이 사회공헌을 남의 일이 아닌 우리의 관심사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에 새롭게 개발한 메뉴를 SK 관계사에 제공해 임직원들이 행복도시락을 직접 맛보며 그 의미를 새겨볼 수 있도록 ‘도시락데이’를 진행하기로 했다.

아이들을 향한 최성욱 PL과 사회적 기업 개발팀의 열정에는 마침표도 쉼표도 없는 듯하다. 하지만 그들은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이기에 어떤 일보다 섬세하게 접근해야 하고 점검할 것도 많습니다. 조심스럽게 한 걸음씩 가려고 해요. 특히 행복도시락은 협동조합도 있고 행복나눔재단도 함께하니 어떤 일이든 잘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일, 하지만 쉽지 않은 그 일을 기꺼이 짊어지고 묵묵히 걸어가는 그들에게 고마움과 응원을 전해본다.

글 이유선 | 사진 김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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