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June Vol. 09
다양한 인종과 문화, 언어가 어우러져 살아가는 다문화 사회는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그리 낯선 장면이 아닙니다. 사실 이주민들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 부적응 등의 문제는 세계 어디나 마찬가지지만 ‘단일민족’이라는 단어가 익숙한 우리나라는 서구권에 비해 훨씬 더 요원한 길을 가고 있습니다. 그런 우리나라에서도
뚜렷한 정책의 변화의 흐름이 느껴지는데요. 바로 ‘이주민의 적응’ 위주의 다문화 정책에서 ‘자녀 세대 교육’에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
이번호에서는 해외의 다문화 문제 해결을 위한 교육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SWEDEN 체계적인 부모 나라 언어 교육, 국가 경쟁력이 되다

인구 1천만 명 가운데 20%가 넘는 사람들이 이민자 출신인 스웨덴은 현지에서 태어난 2세, 3세들의 모국어 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1977년부터 부모 중 한 사람이 외국 태생이라면 그 부모의 모국어를 무상으로 배울 수 있도록 했고, 1995년부터는 부모나 자녀가 원할 경우 방과 후 과정으로 모국어를 공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런 제도를 통해 이주민 자녀가 부모 나라의 언어를 체계적으로 배우면서 스웨덴 안에서 구사되는 언어의 수는 무려 200여 개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처럼 다문화가정의 모국어를 제도화한 이유는 아동의 심리적 안정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아이들이 모국어를 배울 경우 부모와의 소통이 원활해지고 부모 나라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부모 나라의 언어를 배우면서 하교 내 다문화의 이해도나 포용성이 높아져 학교폭력 등에 노출될 가능성도 낮아졌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세계 유수의 다국적 기업들이 이주민 자녀의 외국어 사용능력을 주목하면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언어 외에도 스웨덴은 기초단체마다 다문화센터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 공간에서 아동 및 청소년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문화프로그램들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주민 부모와 일반 시민들까지 참여해서, 이주민 가정은 스웨덴 사회를 배우고, 일반인들은 다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교사들의 인식을 개선시키려는 노력과 함께 온라인에서 올바른 인식 유도하고, 외국인에게 적대성향을 가진 극우단체의 활동에 대해 기초지자체 차원에서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TAIWAN 신주민 가정과 일반 가정 간 자연스러운 소통 기회 마련

산업 노동자의 이주가 많은 구미 국가와 달리 대만은 결혼을 위한 이주민들이 많습니다. 대만에서는 이들을 ‘신주민’(공식 명칭은 外籍及大陸配偶 외국 국적 및 중국 대륙 배우자)이라고 부르는데요. 이들 신주민 자녀의 숫자가 빠르게 증가해 2030년이 되면 25세 이상 청장년 중 신주민의 자녀가 약 13.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를 위해 대만은 2012년부터 전국신주민횃불계획(全國新住民火炬計畫, 이하 횃불계획)이라는 다문화정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횃불계획은 이주민 자녀와 그 가족, 일반인 학생과 그 가족이 학교에서 만남의 장을 만든 뒤 자연스러운 참여와 교류를 유도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흡수’ 또는 ‘동화’의 방식이 아니라 다문화가정과 일반 가정의 교류를 통해 다양성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추진돼 온 것이 특징입니다.

횃불계획 아래 대만은 다문화가정 아동이 많은 학교를 중심으로 인적·물적 자원을 통합해 체계적인 교육과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전교생 가운데 신주민의 자녀수가 100명을 넘거나 10% 이상인 학교를 ‘횃불계획 중점학교’로 선정한 뒤 모국어 학습과 가정 방문, 다문화강좌, 체험캠프 등 십여 가지 넘는 사업을 실시하는 것입니다. 특히 이들 사업 중 8개 사업은 일반주민까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 지역사회의 소통과 통합에 기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만의 횃불계획은 정부가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장기적 관점에서 추진했다는 점, 그리고 미래 세대를 위한 정책이라는 점이 돋보입니다. 또한 전체 학생과 지역사회 주민들이 다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다문화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해소할 수 있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아울러 기존 교사가 다문화 관련 업무를 맡지 않고 학교별로 전담 인력을 채용토록 해서 사업의 지속성과 효율성을 높였다는 점도 시사할만합니다.

‘동화주의’보다는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한 교육 필요

사실, 앞서 예로 든 나라보다는 아주 오래전부터 다문화 사회가 형성된 캐나다와 독일, 프랑스 등의 서구 유럽 국가들을 들여다보면 각각 나름의 방식으로 다문화 교육 제도를 정착시켜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캐나다는 이민자들을 기존 문화에 통합하려고 하지 않고 이민자 자녀 스스로가 자신이 지닌 배경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교육하면서 각 문화들이 갖고 있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방향의 교육이 이뤄지고 습니다.

독일은 이주배경을 가진 청소년들을 분리하기보다 ‘사회통합’이라는 목표 아래 다른 소외집단의 구성원들과 함께 통합적인 교육지원정책을 시행하면서 집단의 특성에 따라 개별적인 지원을 강화합니다.

또한, 프랑스는 ‘공화주의 원칙’에 근거해 적극적인 동화정책을 기반으로 다양성보다는 균등한 사회기회를 제공하며 세계시민으로 길러 내는 방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나라마다, 여건마다, 이주민 특성에 따라 다문화가정의 아동·청소년에 대한 교육방식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이러한 교육은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시행되어야 합니다. 또한 단지 다문화가정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학생 및 성인까지 다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교류를 늘림으로써 조화롭게 공존하는 다문화 교육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금의 학생들은 앞으로 더 다양한 민족, 언어,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미래 사회의 구성원이 될 것입니다. 단순히 한국의 문화에 적응시키기 위한 동화주의 교육보다는 상호 이해,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한 다문화교육이 필요할 때입니다.

참고자료
해외국민통합사례연구(국민대통합위원회, 2016.11.)
다문화 교육 관련 특별기획(충남일보, 2018.7.)
‘다문화교육 10년, 새방향찾기’ 기획(제주매일, 2018.12.)
‘다문화 교육과 국가경쟁력’ (여성신문, 2017.12.6.)
주 스웨덴 대한민국 대사관 웹사이트
한국건강가정진흥원 웹진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