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봉사활동을 시작했을 때 나는 주변의 시선을 걱정했다. 내가 봉사단체의 홍보대사를 맡는 것도, 해외로 봉사를 하러 가는 것도,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어떤 선행도 누군가에게는 가식처럼 느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걱정을 하는 내게 남편은 말했다."네 역할이 원래 경험하고 전달하며 도와주는 것이다. 도와줄게 우리가." 오히려 연예인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열심히 뛰면 된다고 격려를 해주었다. 가족의 응원 덕분에 후원 기업의 현판을 들고 사진 촬영에 그치는 홍보대사가 아닌, 아이들을 위한 내 역할이 과연 무엇일지 고민하기 시작했고 결혼 10주년을 기념하여 방글라데시로 남편과 함께 생애 첫 해외 봉사활동을 떠나게 되었다.
아이들의 현실을 직접 두 눈으로 보지 못했다면, 아이들을 돕고 싶다는 내 생각은 계속 머릿속에만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학교는 어떻게 다니고 있고 주거 환경은 어떤지 아이들의 일상과 환경을 직접 두 눈으로 보고 느낀 후에는 다르다. 열악환 환경을 직접 경험했기에 그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문제를 개선할 방법을 찾게 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어떤 일이라도 시작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말할 수 있다. 글과 사진으로만 인생을 경험하지 말고 직접 체험하라고.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일단 일을 만들어 보라고.물론 새로운 일을 벌이는 것은 참 피곤한 짓이다. 하지만 또 이상한 건 그 과정에 행복이 있고 설렘이 있다. 또한 내 모습을 지켜본 아이들에게는 자연스럽게 교육이 되었다. 한국과 달리 불편한 환경에 징징거리던 아이들도 우리 부부가 몸소 행동하는 모습을 통해 나눔의 가치에 익숙해졌고, 자신과 다른 환경의 또래 친구들을 보며 자신을 돌아보고 성숙하게 되는 계기가 된 것이다. 그래서 해외 봉사 계획을 짜는 동안 우리 가족 회의에는 다툼이 없다. 누구를 위해 우리가 시간을 내서 회의를 하는지 본인들이 더 잘 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