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 Review A.V.P.N 상하이 포럼

사회적 가치에 대한 관심은 이제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이는 사회문제 해결 그 자체에 대한 중요성뿐만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새로운 전략으로도 주목 받고 있습니다. 얼마 전 진행된 AVPN 컨퍼런스 및 상하이 포럼에 방문한 행복나눔재단 김지선 매니저와 행복나래 김선욱 사원의 견문록을 통해 그곳에서 논의되었던 의미 있는 이야기들을 공유합니다.

여기는 싱가포르, AVPN 컨퍼런스
(Asia Venture Philanthropy Network)

지난 6월 초, 아시아 최대 글로벌 임팩트 투자 네트워크(Asia Venture Philanthropy Network, 이하 ‘AVPN’)가 열렸습니다. 행복나눔재단은 2013년부터 AVPN에 함께하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제가 참여했던 세션들 속 의미 있는 주제와 시사점을 나눠보겠습니다.


2018 AVPN은 6월 3일부터 6월 7일까지 싱가포르에서 개최됐습니다. AVPN은 2011년 임팩트 투자 활성화를 목표로 결성된 싱가포르 기반 글로벌 네트워크로 전 세계 임팩트 투자 기관•대학 등 400여개 기관이 참여하는 행사입니다. 올해 AVPN 컨퍼런스는 46개국 1천여 명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임팩트 극대화(Maximizing Impact)’를 주제로 진행됐습니다.

행복나눔재단 SE육성팀
김지선 매니저

이번 AVPN에 참석한 행복나눔재단 SE육성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열혈 워킹맘입니다. 이전에는 주변에 있는 문제에만 관심이 있었다면 재단에서 근무하며 사회 전반에 대한 이슈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사회 이슈에 대한 글로벌한 시각을 기르고자 AVPN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The Social Value Times 2018년 6월 25일 (월)


6월 3일 '재단의 임팩트 투자 현황'

올해 초 AVPN과 일본 사사가와 평화(Sasakawa Peace)재단은 아시아 및 미주 8개 지역 소재 재단의 임팩트 우호 자본 공급 및 생태계 조성 활동에 대한 공동 연구(Leveraging the full spectrum of philanthropic capital towards impact - Case Studies from Asia Pacific and the US) 결과를 자료로 발간했습니다. 임팩트 투자 및 생태계 조성 사업 경과 등 행복나눔재단 사례도 여기에 실렸는데요. 세션에서는 본 연구 내용을 공유하고자 연구자와 함께 질의 응답 및 관계자 패널 토론이 진행됐어요.

임팩트 비즈니스 역사가 비교적 길고 지속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미 어느 정도 이루어져있는 선진 시장의 경우, 보다 전문성 있고 깊이 있는 임팩트 투자 가능성이 보였습니다. 반면에 개발도상국 또는 사회적 인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시장에서는 생태계 전반에 대한 인프라 조성 등 활동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특히, 가파른 경제 성장과 함께 스타트업 생태계의 급격한 팽창기를 맞이하고 있는 중국에서는 임팩트 투자를 통해 연간 20%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달성하고 있다는 나라다(Narada) 재단 성과 내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6월 4일 '젠더 관점 투자'

젠더 관점 투자는 이미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주제이며, AVPN에서도 역시 다뤄졌는데요.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여성의 교육기회가 증대하고, 출산율이 감소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여성은 경제활동 참여와 수입 측면에서 여전히 불평등합니다. 이러한 장벽은 경제 개발 수준 및 문화적 차이 등 다양한 변수가 있음에도 공통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어요. 이번 세션은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재단과 투자기관 등이 여성의 동등한 제도권 경제 참여를 위한 다양한 영역 사업 경험과 시사점을 공유하고 논의하는 자리였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소셜벤처 공모전 등 심사위원으로 참여할 때 남성 심사위원들과 다른 시각을 발견하는 경험을 종종 했는데요. 여성의 사회 참여, 경영 및 투자 의사 결정에의 참여가 실제 여성에 대한 기회의 평등 외에도 사업 및 투자의 성공, 나아가 사회 발전에 얼마나 득이 될 것인가를 실감할 수 있었고, 이와 유사한 경험을 여성 및 남성 글로벌 임팩트 투자자들과 나누는 자리여서 의미 있었습니다.

6월 5일 '지속가능한 투자와 임팩트'

이날은 사회•환경적 문제 해결을 위한 임팩트 투자 및 재무적 투자의 새로운 형태와 방법론을 다룬 세션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다양한 자금 주체가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 하고 상호 협력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의했는데요. 사회적 투자 금융 외에도 주류 금융을 유입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법론들이 나왔어요. ‘임팩트 투자는 위험하다’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평가 시스템 도입, 이해하기 쉽고 명확한 투자상품 설계, 투자 목적에 맞는 성과 제시(임팩트 측정수단 필요), 투자 및 사업 관련 시스템, 프로세스 투명성 확보 등 전문가들의 논의를 통해 국내 임팩트 투자 시장이 보완해야 할 점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6월 6일 'Deal Share Live'

‘딜 셰어 라이브(Deal Share Live)’란 행복나눔재단과 같은 AVPN 회원기관이 추천하는 교육•헬스케어 분야 15개 소셜벤처가 사업에 대해 피칭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각각의 참여 기업에 관심 있는 투자기관은 회사 소개 및 질의응답을 진행한 후, 투표를 진행합니다. 가장 많은 표를 얻은 3개 기업은 전체 컨퍼런스 참여자를 대상으로 5분 동안 간결하지만 임팩트 있는 피칭을 하게 됩니다. 이때 참여한 벤처 중 투자기관의 많은 관심과 인정을 받아 최종 top3에 선정된 곳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을 소개합니다.

Barakat Bundle

‘바라캇 번들’은 남아시아 지역 산모와 신생아의 조기 사망을 방지하기 위해 생명 보호를 위한 교육 패키지를 제공하는 비정부 기구입니다. ‘바라캇’은 아랍어로 축복을 의미한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이 패키지에는 각종 신생아 용품과 비상 의료용품, 신생아와 산모의 건강 관리 캘린더가 들어 있습니다. 이 기업은 직접 수혜 집단뿐만 아니라 인도의 저소득 소외계층에게 패키지 생산을 맡겨 일자리 제공 및 소득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일부 지속가능성과 제품 경쟁력에 대한 공격를 받긴 했으나, 인도 내 생산 안전성 인증을 받은 자연친화 프리미엄 요람을 북미에 수출하여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사업모델로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었습니다.

재단에서 근무하게 되면서 각각의 사회 문제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컨퍼런스 참여를 통해 경제개발 수준 및 문화적 지리적 차이에 따른 더 넓은 범위의 사회문제를 알게 되었습니다. 각기 다른 나라에서 다양한 섹터 활동가들과 다양한 경험과 시각을 나누면서 세계 시민으로서, 그리고 사회혁신과 임팩트 사업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저 자신의 위치와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어요. 또한, 이 문제 들의 해결을 견인할 임팩트 투자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곱씹어볼 수 있었죠.

여기는 중국, 상하이 포럼
(Asia’s Responsibilities in a World of Change)

지난 5월 ‘변화하는 세상에서 아시아의 책임’을 주제로 한 상하이 포럼이 개최됐습니다. 올해로 13회째를 맞이한 상하이포럼은 SK그룹이 설립한 한국고등교육재단이 지난 2005년부터 푸단대학과 함께 주최하는 경제부문 국제학술포럼입니다. 전 세계에서 모인 기업, 대학, 연구소, 정부, 언론의 대표 관계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던 그날의 ‘상하이국제컨벤션센터’로 떠나보겠습니다.


상하이국제컨벤션센터와 복단대학에서 5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개최된 2018 상하이 포럼에는 쟈오양 푸단대 당서기, 린이푸 전 세계은행 부총재, 왕신퀘이 상하이WTO사무자문센터 총재, 도널드 카베루카 전 아프리카개발은행 총재, 그래엄 앨리슨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 교수 등 글로벌 정•재계 인사 5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포럼 주제는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 아시아의 책임(Asia’s Responsibilities in a World of Change)’이었습니다.

행복나래 SE혁신기획팀
김선욱 사원

상하이 포럼에 다녀온 김선욱 사원는 대학시절, SK 대학생 자원봉사단 SUNNY 리더그룹으로 활동하며, 보다 의미 있는 세상을 만드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다는 꿈을 품게 되었습니다. 행복나래 SE혁신기획팀에서 사회적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지원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The Social Value Times 2018년 6월 25일 (월)


5월 26일 '사회적 가치 경영의 필요성'

“과학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부족함이 없는 세상 같아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소득 양극화의 심화를 비롯한 다양한 사회문화들이 존재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기업이 더 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야 합니다” 최태원 SK회장의 축사로 포럼의 막이 열렸습니다. 저는 특히, <예정된 전쟁(Destined for War)>의 저자인 그래이엄 앨리슨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의 강의가 특히 인상적이었는데요. “전쟁은 이익관계에 따른 힘의 논리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좀 더 면밀하게 살펴보면 신흥 강국이 기존 강국을 위협할 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라는 내용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5월 27일
'사회적 가치에 대한 세계인들의 뜨거운 관심'

올해 상하이포럼은 사회적 기업 세션이 예년에 비해 두 배 늘어난 종일일정으로 진행됐다는 점이 특별합니다. ‘사회적 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주제로 한 세션이 진행된 강의장에는 아침 일찍부터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뒷자리에 서서 강연을 듣고, 메모에 열중하는 참가자들을 보며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가치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논의가 있었지만 가장 인상깊었던 건 ‘한∙중∙일 사회적기업의 성장 및 특징과 관련된 발표와 토론’이었습니다. 국가마다 정부의 사회제도가 다른 탓에 이질적인 부분도 보였지만, 로컬 연합체 간 교류와 협력이 증가하고 민간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점차 강화되는 점 등은 공통적 특성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이날은 행복나래 김태진 사장의 ‘행복나래 사례’ 발표가 있었는데요. 사회적 기업의 Pain-Point를 고려한 지원ㆍ육성 사업, 생태계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사회적 가치 창출 활동 등이 소개되었습니다. 참가자들은 발표 이후에 앞다투어 질문을 하고, 세션이 종료된 뒤에도 관련 자료를 요청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내가 몸 담고 있는 조직에 대한 자부심이 한껏 높아지는 순간이었습니다.

5월 28일 '중국 최대 아동 금융 교육 기관을 만나다'

마지막 날에는 사회적기업 세션에서 발표를 진행했던 글로벌 리더 및 참가자들과 함께 상하이 내 사회적기업 투어를 함께하는 일정이 진행됐습니다. WABC*, The First Reaction*, Shanghai Better Education Consulting Center 등 사회적 기업에 방문했는데 중국 내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는 기업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Shanghai Better Education Consulting Center

예로부터 중국에서는 어린 자녀가 금융 지식을 쌓는 것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때문에 도시 내 저소득 가정이나, 농촌 지역의 어린이가 조기에 경제 관념을 형성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방문한 Shanghai Better Education Consulting Center은 이러한 아이들에게 보드게임과 같은 교구를 활용하여 경제관념의 이해를 돕고 있는 사회적 기업입니다. 중국 내 최대 규모의 아동 금융 교육 기관으로서 그 책임을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나아가 기업가 정신이나 사회적 경제 기업에 대한 지식도 가르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살펴본 보드게임은 우리가 어렸을 때 자주 했던 보드게임과 달리, 나눔이나 상생을 실천하려고 노력할수록 승리할 확률이 높아지는 룰이 형성돼 있었습니다. 지역별 빈부/교육 격차가 큰 중국내 사회문제를 대상의 눈높이에 맞춰 효과적으로 해결하고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The First Reaction

2010년 상해에서 시작해 현재는 7개 도시로 확산된 예술 비영리기구

* WABC(World of Art Brut' Culture)

중국 최초로 B Corp 인증. 급증하는 도시 내 응급 상황에서 미숙한 대응을 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기업

“어떻게 하면 사회적 기업이 더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 온 실무자로서, 이번 포럼은 사회적 가치 창출과 관련된 인사이트를 수집할 수 있었던 ‘지식의 보고’나 다름없었습니다.
의미있는 수치로 증명된 사회성과나, 다양한 사회적 기업 사례 등을 보며 이 분야에 대한 시야가 확장되는 느낌이었고 무엇보다 “사회적 기업이 세상을 정말 바꿀 수 있구나.” 라는 확신을 갖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사회적 기업’을 둘러싼 국가별, 기업별 접근법은 저마다 다르지만, ‘주변에 만연한 사회문제를 더욱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모색과 실행’이라는 점에서 그 목표와 방향은 같은 곳을 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전진하는 사회적 기업들과 유관기관들이 서로의 특장점을 존중하고 배워감으로써 더욱 뜨거운 시너지 효과가 글로벌 곳곳에서 나타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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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나눔재단